무용, 시각예술, 문학 등의 장르와 경계를 넘어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이영선 작가가 늪에서 받은 영감을 판타지 세계로 풀어낸 세 번째 책 ‘늪 드로잉’을 출간한다고 12일 밝혔다.
‘늪 드로잉’은 같은 제목의 다른 이야기인 ‘늪이 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데칼코마니’, ‘얼음공주’ 세 편이 수록된 책이다. 대부분의 페이지에는 작가가 직접 그린 컬러 드로잉이 글과 적절히 섞여 생각의 여유를 갖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나 단편소설과 같은 글이지만, 어린이를 비롯한 남녀노소 모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의 깊이만큼 색다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심오함과 순수함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시각적 이미지와 시적 함축성이 녹아들어 유니크한 작법으로 쓰여, 식상한 상상력과 너무 가벼워 기억이 나지 않는 책에 질린 독자들에게 추천된다.
책의 내용은 빛의 세계에서 살던 존재가 어떤 간절함을 느끼고 이곳 세상으로 이동해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퍼가 달린 의사의 껍질을 입고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던 소년은 일상의 삶에 지쳐 주말마다 카메라를 들고 늪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만 자신 본연의 모습이 돼 늪을 누빈다. 소년은 늪에 숨겨진 무언가에 빠져들듯 사진을 찍다가 어둠을 망토처럼 입은 그림자 같은 소녀를 처음 만난다. 이후 세 개의 다른 공간과 시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은 주변의 평범한 풍경이 예사롭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관계의 여러 가지 형태, 이상적인 삶의 방향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